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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rmation/Truth

차례음식이 맛없는 이유

by Pronician 2015.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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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25525&PAGE_CD=ET001&BLCK_NO=1&CMPT_CD=T0016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아래는 기사 일부 발췌
 
...
 
 
- 어떤 품목들이 그런가.
 
"추석 차례상은 제철 음식을 조상신에게 올리는 거다. 그런데 막상 상차림을 보면 제철 음식이 거의 없다. 시금치는 겨울 채소라 추석 즈음에 나오는 건 맛이 맹탕이다. 곶감은 1월이나 되어야 나오고 대추, 밤도 11월 이후에나 나오니 차례상에 올라간 것은 작년 것이다. 

고사리 역시 봄에 따서 말려둔 것을 쓴다. 여름까지 넘겼으니 향이 적을 수밖에 없고 도라지나 배추 역시 지금은 물맛이다. 7월~9월 조기는 살이 무르고 맛도 엉성하다. 진짜 맛 없는 것들만 올려놓고 먹는 셈이다."
 
- 그래도 전통 상차림 아닌가.
 
"그렇지가 않다. 차례상은 유교의 제사 예법에 따라 올리는 것인데, 제사 기본원칙을 정해놓은 <주자가례>를 보면 포·과·채 이런 식으로만 쓰여 있다. 구체적으로 사과·배·감 이렇게 안 써 있다. 그냥 과일을 올리면 되는거다. 차례상에 꼭 올라가는 사과, 배 같은 과일들은 전통과는 전혀 관계가 없고, 추석과는 절기도 맞지 않는 과일들이다."
 
 
...
 
 
- 그렇다면 유교의 전통적인 추석 차례상은 어떻게 구성되나.
"추석 차례상에는 제철에 나는 음식 몇가지 올리면 족하다. 사과·배 안 올려도 된다. 중요한 건 형식이 아니라 조상을 기억하려는 마음이다. 차례상 구성에 집착하기보다는 우리가 추석 명절을 왜 지내는지 그 취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전통 좋아하는 남자들 추석 제대로 하려면 여자들한테 명절 음식 시키면 안 된다." 

- 여자들에게 음식을 시키면 안 된다니? 
"조선시대 때 제사음식은 다 남자가 만들었다. 대신 차례에 여자들은 빠졌다. 그런데 지금은 명절 고생은 여자들이 다 하고 남자들은 차례상 앞에서 생색만 내지 않나. 이것도 근본을 찾아볼 수 없는 이상한 풍경이다."
 
...
 
- 그럼 추석은 뭐 하는 날인가. 
"그냥 노는 날이다. 밤에 달도 크고 가을도 곧 시작되니 날씨도 좋다. 우리 민족은 전부터 노는 걸 좋아했지 않나. 중국의 중추절도 그냥 즐기고 노는 날이다. 추석이 뭐하는 날이라고 생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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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관한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씨의 인터뷰 일부입니다.
몇 년 전부터 저희 집은, 아버지께서 '우리가 좋아하는 음식, 할아버지 할머니 좋아하시던 음식으로 하자'며 안 먹는건 빼거나 조금만 하고 차례상도 가짓수를 좀 줄였는데요.(좋아하는 전들은 많이 함) 그게 되려 전통에 부합하는 것 같아 흥미로웠네요.

자꾸 전통, 조상님, 이런 단어들을 접하면 엄숙한 얼굴만 보게 되는 것 같은데, 원래 우리의 추석 전통은 편하게 쉬고 노는 날이었다는 게 흥미로워요. 근대의 격랑을 거치면서 이렇게 팍팍해진거지, 옛날 글들 가끔 보면 원래는 우리 조상님들, 노는 것도 엄청 좋아하셨드만요.

그리고 원래는 차례상 음식을 남자가 했었다는 것도 참 흥미로웠네요. 제가 예전에 봤던 기사 중에는 조선 후기 아주 잠깐을 제하고는 원래 조선시대 내내 왕이 젓수는 음식도 남자 대령숙수가 지어 올렸다는 내용이 있었거든요. 이런 거 보면,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면 안된다는 금기는 근대까지 없었거나 아주 일부 지역, 일부 계층에서만 통용되는 이야기가 와전되어 퍼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솔직한 말로다가, 아직까지도 저희 집도 음식을 대개 어머니가 하십니다. 그래도 몇 년 전 부터는 아버지도 같이 하시거든요.(요리할 땐 어머니가 셰프, 아버지가 수셰프임 ㅋㅋㅋㅋ 대신 차례/제사 지낼 때는 아버지가 제주ㅎㅎ 차례도 남자여자 다 같이 지내요 ) 저는 솔직히 오랜만에 집에 갔다는 핑계로 탱자탱자 놀기만 했는데, 올 추석부터는 좀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뭐, 하던 차례를 갑자기 하지 말자 이런 얘기라기보다는... 괜히 부담갖거나 불편한 추석 만들지 말고, 원래 우리 전통 취지대로 재밌게 놀고 웃으며 보내는 추석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하는 취지의 글이라는 생각입니다.

저희 집은 다른 건 다 제철음식/가족들 좋아하는 음식으로 바꿨는데 배,사과,곶감은 그냥 했거든요.
추석 때 먹는 배가 왜 맛없는지 몰랐는데... 기사 읽어보니 알겠네요ㅎㅎ

읽어보니 좋은 내용인 것 같아서 공유해 봅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25744

이 기사도 흥미롭네요.
차례는 원래 조상님한테 '차'를 올리는 간단한 예식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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